돌아갈 고향이 있는 삶
성도님 설 명절 잘 보내셨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이번 명절에 부산의 큰 형님을 뵙고 왔습니다. 형님은 4년쯤 전 투병 중에 우리교회에 오셔서 설교와 제직세미나를 인도해 주신 적이 있습니다. 형님은 최순덕권사님과 신학교 동문이기도 합니다.
명절 한 주쯤 전에 형수님이 전화를 주셨습니다. “형님을 한 번 안 볼래요?” 먼저 전화를 주시는 일이 잘 없는 형수님이시라 꼭 연락을 해야할 일이 있으시구나 직감하였습니다. 형님의 건강 상황이 안 좋으시다는 말씀이었습니다. 미음도 잘 넘기지 못한다고 하시며 한 번 다녀가길 바라셨습니다. “연휴에 한 번 찾아뵙겠습니다.”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리고 연휴 전날 전화를 또 주셨습니다. 그래서 “설날 오후에 누나와 같이 찾아뵙겠습니다.” 말씀을 드렸습니다.
설날 저녁에 형님댁을 방문하였습니다. “어제는 말도하고 인사도 하더니 오늘은 말을 못 하네요…” 갑자기 안 좋아진 건강 상황에 안타까움이 들었습니다. 말씀은 못 하셨지만 얼굴표정에서 우리가 온 것을 인지하고 간단한 반응을 하셨습니다. 간단하게 형님이 제 삶에 베풀어 준 관심과 사랑에 감사하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리고 형수님이 예배 인도를 요청하셔서 형님이 평소 좋아하시던 “오 신실 하신 주”를 찬양하고 딤후4:7-8을 읽어드렸습니다.
“나는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이제 후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예비되었으므로 주 곧 의로우신 재판장이 그날에 내게 주실 것이며 내게만 아니라 주의 나타나심을 사모하는 모든 자에게도니라,”
그동안 믿음의 선한 싸움을 잘 싸웠으니 상 주실 하나님을 믿음으로 바라보시라 말씀을 드렸습니다.
누구나 한 번은 가야 하는 길, 그 길에 가까이 다가서는 형님을 보며 다가오는 이별이 슬펐습니다. 그러나 그 길의 끝에서 새롭게, 영원한 천국 본향의 삶이 시작됨이 위안이 되었습니다. 이 땅에서의 영원한 이별이 끝이 아닌 천국 본향에서의 재회가 기다리는 삶, 예수님을 마음에 모신 삶을 산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것인지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