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코너

파초를 바라보며

충주충현교회 2021. 10. 9. 19:42

예배당 주차장 가장자리 사택 쪽에 심겨진 식물이 있습니다. 무슨 나문가 궁금해 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이름이 파초입니다. 중국이 원산지라고 하는데 바나나 나무를 많이 닮았습니다. 그러므로 아무리 기다려도 바나나는 달리지 않을 것입니다. 바나나 못보는 것을 아쉬워하셔도 저도 어쩔 수가 없습니다.

심은 이유는 여름의 뜨거운 태양빛을 가리기 위해서입니다. 사택 위는 차광막으로 덮으면 3도 정도 온도를 내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정오부터 오후 늦게까지 여름 햇빛이 사택 담을 따갑게 비추므로 그것을 차단하고자 차광막을 쳤더니, 밖이 보이지 않아 답답했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러운 차광효과를 낼 수 없을까 생각하다가 식물로 햇빛을 가려보기로 했습니다. 그러면 차광효과도 생기고 시각적으로 보기도 좋을 것 같았습니다. 헌데 올 봄, 모종을 산 시기가 이미 심을 시기보다 한 달이 늦어서 그런지 한 여름의 차광효과는 크게 보지는 못했습니다. 파초가 내년에도 그 자리에 있다면, 아마 내년에는 가능할 것 같습니다.

파초 잎은 속에서 연한 잎이 돌돌 말려 나와서, 그것이 하늘을 향해 자라다가 점점 말린 잎이 펴지고, 좀 더 시간이 지나면 잎이 굵어지며 옆으로 자라는 성질이 있습니다. 옆으로 자란 잎들은 옆 나무의 잎들과 어울려 바람이 불어도 큰 피해가 없습니다. 파초 잎을 보며 어릴 때는 하늘만 보지만, 자랄수록 옆도 보는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신앙도 어릴 때는 정신없이 하나님만 봅니다. 그러나 신앙이 자라면 옆 사람을 챙깁니다. 파초 잎이 하늘만 보고 있을 때 강풍이 불었던지, 꺽인 여린 잎을 지난 주에 잘라서 정리해 주었습니다. ‘조금만 빨리 옆으로도 자랐으면 좋았을 것을...’ 생각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