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코너
태양만 바라보는 국화를 바라보며
충주충현교회
2021. 10. 16. 20:31
국화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가을의 꽃에 대한 글을 서정주시인은 이렇게 적었습니다.
국화 옆에서 (서정주)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보다
(중략)
노오란 네 꽃잎이 필라고
간밤엔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보다
이번 주 토요일(10월23일)이 서리가 내리기 시작한다는 상강입니다. 상강에는 주로 무서리가 내립니다. 무서리는 상강 즈음에 내리는 물서리 즉 약한 서리를 무서리라고 한다고 합니다. 된서리는 늦가을에 내리는 서리를 말합니다. 시인이 노래했듯이 무서리를 극복하고 노오란 꽃잎을 피우는 꽃이 국화입니다. 국화를 보니 고 여순구 권사님 생각이 많이 납니다.
올해 아내가 키우는 국화를 보니 어떤 국화는 꽃이 태양을 따라가서 그런지 고개가 기울어져 있었습니다. 또 며칠 뒤에 보니, 화분 방향을 바꾸었던지 굽었던 방향에서 다시 반대로 굽어 S자 모양으로 굽어 있었습니다. 그래도 꽃은 열심히 노란 빛을 내며 태양을 향해 봉우리를 키우고 있었습니다. 무서리를 견디면서도 시선을 태양에서 떼지 않는 국화처럼, 어려울 때에도 하나님을 바라보면, 고난의 흔적도 남지만, 아름다운 향기도 발하게 되리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