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지금의 불교는 부처님을 신으로 격상시키고, 많은 신들을 두고 있는데 그것은 원래 불교의 가르침이 아닙니다.
불교의 사상의 핵심은 실제의 세계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현실세계는 존재하지 않지만, 동시에 그 존재하지 않는 상태는 현실세계와 동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색즉시공이고 공즉시색입니다. 따라서 있다고 주장할 필요도 없고 없다고 할 필요도 없습니다. 예를 들어서 물위에 떠있는 거품은 존재하지만 사실은 없는 것이고, 그렇지만 분명히 있는 것처럼 말이지요. 자아도 마찬가지입니다. ‘나’라는 존재는 없는 것인데, 나의 의식과 경험, 기억들을 가지고 내가 있다고 주장하고 거기에 매달리는 것에서 모든 고통은 존재합니다. 그 헛된 것들을 있다고 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없다고 하지도 않을 수 있는 그 있는 그대로 받아드리는 깨달음이 해탈입니다.
그렇다면 불교에서는 죽음 이후의 세상은 없다고 해야 정상입니다. 하지만 싯다르타는 죽음 이후의 문제에 대해서는 그토록 싫어했던 힌두교의 윤회 사상을 그대로 받아드렸습니다. 아마도 그 문제만큼은 깨달음으로 해결될 수 없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윤회 사상은 불교의 가르침과 전혀 맞아 들어가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불교의 설명에 따르면 다시 태어날 만한 실체라든지 자아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즉, 윤회자체가 불교 사상과 모순됩니다.
어쨌든, 윤회 사상에 따르면 사람이 죽으면 7일 만에 다른 무엇인가로 새로 태어납니다. 그런데 새로 태어날 조건을 받지 못하면, 그 다음 7일 만에 무엇인가로 새로 태어납니다. 이것이 길어지면 7일씩 일곱 번까지 반복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그 49일 동안에 뭔가 좋은 존재로 태어나라고 빌어주는 것이 49재입니다. 그렇다면 49일이 지나면 그 분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사실은 원래부터 존재하지 않는 허상이었지만 말입니다. 그렇다면 돌아가신 분을 기억하고 기릴 수는 있겠지만 그 분을 위해서 음식을 차리는 그 자체는 모순이지요. 그 분은 지금 뭔가 다른 존재로 어디선가 살고 있을 텐데 말입니다. 따라서 불교를 믿는 분들에게는 제사 자체가 모순입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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