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0건의 민원 제출로 공무원들을 벌벌 떨게 만든 ‘옥분’할머니와 원칙주의자인 9급 공무원 ‘민재’의 이야기를 그린 유쾌한 영화 <아이 캔 스피크>. 하지만 ‘옥분’할머니의 오랫동안 숨겨왔던 진심이 밝혀지며 분위기가 반전됩니다. 영화의 소재가 된 2007년 미 하원 의회 공개 청문회의 이야기가 후반부를 장식합니다. 영화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현재 삶의 모습을 보여 주었고, 또 전 세계 사람들 앞에서 피해자 할머니들의 고통과 일본군의 만행을 증언하며, 사과를 촉구하는 용기를 보여 주었습니다.
지난 주 초에 혼자 조용히 여유롭게 영화를 보며, 저는 몇몇 장면이 감동적으로 기억에 남았습니다. 그리고 그것들이 목장의 모습과 겹쳐져 생각이 났었습니다.
1. 먼저 옥분할머니가 귀찮아서 영어를 가르쳐주지 않으려다 마음을 바꾼 계기는 민재의 동생이 시장 통을 오가다가 옥분할머니에게 밥을 얻어먹고 있는 모습을 보고, 옥분할머니에게 영어를 가르쳐 주기로 마음을 바꾸는 장면입니다. 부모 없이 둘이서만 사는 민재와 동생에게는 옥분할머니가 해주는 밥은, 밥이 아니라 사랑이고 관심이고 가족을 느끼게 하는 그 무엇이었습니다. / 목장에서 나누는 애찬(식사)도 가족을 경험하게 하는 것입니다. 손님은 간식을 주지만 가족은 밥을 같이 먹습니다. 목장은 함께 밥을 먹습니다. 그리고 가족이 되어 갑니다.
2. 두 번째 감동적인 장면은, 슈퍼 주인인 진주댁이 옥분할머니가 위안부 출신임을 방송에서 밝히자 보인 반응이었습니다. 슬슬 할머니를 피하고 눈을 마주치지 않는 진주댁은 할머니가 부끄러워서 피하는 줄 알았습니다. 알고 보니 서운해서 그랬습니다. 그토록 오랜 세월 친구로 지내며 마음을 나누던 사이였는데, 그런 사람에게 조차도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위안부로 지낸 과거사를 감추어야 했던 옥분할머니. 부모형제도 받아들이지 않아 혼자 살아온 긴 인생. 그 마음의 굳게 닫혔던 빗장과 겹겹이 덮인 마음의 덮개가 얼마나 두꺼웠을지를 알고 측은히 여겨 진주댁이 옥분할머니를 안고 우는 모습이었습니다. / 목장의 가장 중심 활동은 삶의 나눔입니다. 나눔을 통해 치유를 경험하고 용납을 경험하고, 세상을 향해 나아갈 힘을 공급받는 것입니다. 결국 옥분할머니가 민재에게 꺼내 놓았던 아픈 이야기와 위안부 때 사진 한 장. 결국 그것이 미 하원에 증거자료로 제시되어 옥분할머니는 증언자 자격을 얻어 증언을 하게 됩니다. 상처를 꺼내어 나눌 때 치유와 힘이 생깁니다. 목장에서의 나눔은 치유입니다. 나눔은 상처 입은 인생이 상처 주는 세상에게 맞설 수 있는 힘입니다.
3. 마지막 감동적인 장면은, 옥분할머니가 미국에서 증언하기 위해 영어를 공부해서 미국에 갔지만, 자격이 안 된다는 통보를 받았을 때, 민재와 온 구청공무원과 장관들과 국민들이 서명하고 응원하며, 옥분할머니가 증언할 수 있기를 한마음으로 간절히 바라는 모습이었습니다. / 한 마음으로 간절히 구하는 기도, 목장은 목원들 각자의 기도제목을 가지고 기도하므로 기적을 체험하고, 하나님을 믿게 되는 것입니다. 유쾌하고 감동적인 영화 “아이캔스피크”도 좋았지만, 스크린에 갇힌 영화의 재미보다, 요즘 제게는 살아 움직이는 영화 같은, 목장모임을 하는 재미가, 솔솔 피어납니다. 목장은 함께 먹고, 함께 나누고, 함께 기도하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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