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추석 때 저도 가족들과 함께 본가와 처가를 방문하고 돌아왔습니다.
명절에 저희 어머니를 방문하면서 잘했다 싶은 일과 다음에는 다르게 해야겠다는 일들이 있었습니다. 잘했다 싶은 것은 어머니가 평소 하소연하듯이 “생전에 너희 아버지만 장로회에서 여기 저기 여행을 다니고, 나는 안 데려 가더라.”고 종종 말씀하셨습니다. 이번 명절에도 그렇게 말씀을 하셔서 상주, 중덕저수지라는 곳에 나들이를 다녀온 것입니다. 연꽃은 떨어지고 이제는 씨앗이 영글고 있었지만, 아직 연잎은 초록빛 그대로 남아 연못을 넓게 뒤덮고 있었습니다. 연못 주변은 코스모스, 도라지, 맨드라미 같은 꽃들과 몇몇 조경들을 보기 좋게 가꾸어 놓았습니다. 어머니도 “아이고, 잘 해놨네, 한 번은 올 만하다.” 하시며 만족해 하셨습니다. 제 마음에는 ‘다음에도, 멀리 가지 않더라도 어머니랑 여행을 자주 같이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날이 추워지니, 충주 병원에 계실 때 어머니가 쓰시던 1인용 전기 매트가 필요하다하셔서 충주에 돌아와 보내드렸습니다. 매트를 보내드리며 제 마음도 따뜻해지는 듯했습니다.
반면, 어머니에게 다음에는 다르게 해야겠다고 생각이 든 일은 어머니가 ‘가까이 사는 친척 집에 제가 들르지 말고 가라’고 하셔서 제가 언성을 높인 일입니다. 어머니는 종종 같은 말씀을 명절 때 마다 반복하곤 하셨습니다. 그러실 때마다 저는 “그래도 내 할 도리는 해야지요.”하고 친척집을 찾았었습니다. 저는 그 집을 방문하는데, 그 집에서는 어머니를 찾아보지 않아서 어머니가 서운했다고 속마음을 이야기하셨습니다. 단순히 “가지마라”는 이야기만 하실 때는 저도 속이 상해서 언성을 높였지만 ‘서운해서 그랬다’ 하시니 어머니의 서운한 마음이 느껴져서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저의 태도에 대해서 ‘이번에 확실히 내 뜻을 전달해서 잘 되긴 했지만, 다음에는 부드럽게 말해야겠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육신의 부모에게 잘 했다 싶을 때도 있고, 다음에는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듯이, 영적인 부모이신 하나님께도 종종 그러며 사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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